올해 오픈AI가 내놓은 개인 재무 관리 기능이 꽤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플레드(Plaid)를 통해 실제 은행 계좌를 연결하면 모든 거래를 자동으로 추적해 주죠. 기능 자체는 정말 똑똑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기능이 유료 플러스(Plus) 및 프로(Pro) 플랜에서만 쓸 수 있고, 계좌 연결 기능은 미국 한정 테스트판이라 아직 한국에서는 쓸 수 없다는 점입니다. 더 흥미로운 건, 유료 기능임에도 돈 관련 데이터에 대해 너무 조심스러운 나머지 계좌 전체 번호를 보여주지조차 않는다는 거예요. 그러니 대부분의 분께는 오히려 훨씬 간단하고 완전 무료인 버전이 더 실용적입니다. 채팅GPT를 열고 내 숫자를 직접 붙여넣기만 해도 15분 만에 명확한 예산표를 받아볼 수 있죠. 계좌 연결도 없고, 구독료도 없으며, 백그라운드에서 내 거래를 훑어보는 일도 없습니다.
이건 우리 한국인의 돈 관리 마인드셋과 딱 맞아떨어집니다. 우리는 이미 가계부 쓰는 습관이 있고, 한 원이라도 더 아끼는 짠테크 문화가 깊게 자리 잡았죠. 게다가 시기도 적격입니다. 통계청의 2026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실질 소득은 거의 제자리(+0.4%)였지만 지출은 5.3%나 뛰었습니다. 소비성향은 71.5%까지 올랐고, 가계 잉여금은 오히려 3.1% 줄었죠. 쉽게 말해 돈이 들어오는 속보다 나가는 속이 더 빨라졌다는 뜻입니다. 이제 새는 돈(leaking money)을 찾는 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고, 오늘 밤 무료에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절대 건너뛸 수 없는 개인정보 보호 규칙이 있어요.
계좌 연결 없이 무료인 건 사양이 낮아진 게 아니라, 오히려 장점입니다
채팅GPT가 도움을 주려면 은행을 연결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숫자를 알려주기만 하면 되죠. 대가를 치러야 할 부분도 명확합니다. 유료 플레드 기능은 계좌를 자동으로 감시해 주지만, 무료 방식은 직접 데이터를 입력해야 합니다. 카카오뱅크나 토스 거래 내역을 CSV로 받아서 붙여넣기만 하면 되는데(계좌번호와 이름 열만 먼저 지우면 됩니다), 몇 분이면 충분합니다. 그 대신 내 은행 인증정보가 채팅창에 닿을 일도 없습니다.
안전을 지키는 핵심 규칙은 하나입니다. 채팅GPT는 똑똑한 계산기이자 돈 관리 코치일 뿐, 금고(vault)가 아닙니다. 내가 입력하는 모든 것을 남들이 볼 수 있는 우편엽서라고 생각하세요. 이건 과잉 경보가 아닙니다. 공식적인 입장이죠. 금융위원회는 은행 자체 챗봇조차도 사용자가 입력창에 개인정보를 적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정부 소비자 가이드에서도 계좌번호, 주민등록번호, 비밀번호, 원본 명세서 같은 건 절대 챗봇에 맡겨서는 안 되는 항목으로 명시하고 있죠. 일반적인 생성형 AI인 채팅GPT는 이런 금융 규제 밖에서 돌아가기 때문에, 안전 수칙은 훨씬 단순해집니다. 민감한 정보는 빼고, 일반적인 숫자만 알려줘도 충분한 조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내 돈을 정리해 주는 5개의 프롬프트
프롬프트 1: 숫자를 넘겨주면 예산표를 받아보세요
내 수입과 고정 지출을 붙여넣으세요. 카카오뱅크나 토스 CSV에서 바로 복사해도 좋습니다. 다만 계좌번호와 이름 열만 먼저 제거한 상태로요.
한 달 가계부를 짜줘. 내 실수령액(세후 월급)은 [○○만 원]이야. 고정 지출은
[월세·관리비, 통신비, 보험료, 구독 서비스 — 항목과 금액을 적어줘]야.
50/30/20 규칙(필수 50 / 선택 30 / 저축 20)으로 현실적인 예산을 짜주고,
어느 항목이 과한지 부족한지 짚어줘.
프롬프트 2: 새는 돈은 어디로 새어나가고 있나요?
사람들이 가장 극찬하는 프롬프트입니다. “내가 진짜로 이 돈을 어디다 썼지?”를 확인하는 단계죠.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카드 내역을 채팅GPT에 던지며 ‘냉정하게 말해 주는 돈 관리 매니저’ 역할을 맡기곤 합니다. 결과는 거의 항상 팩폭입니다. 쿠팡과 배달 앱이 대부분이죠. 한 번 화제가 된 글이 말하듯, 지출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저는 영수증 아저씨가 되지만, 진짜 목표는 무의식적인 습관을 잡아내는 것입니다.
내 지출 내역을 보고 새는 돈을 찾아줘. 내 소득 수준에서 평소보다 높은
항목이 어디야? 현실적으로 가장 많이 줄일 수 있는 곳 3군데를 대략적인
금액과 함께 알려줘. 듣기 좋은 말 말고 솔직하게.
프롬프트 3: 부채 상환 계획을 세워보세요
만약 부채가 진짜 문제라면, 이 프롬프트는 어떤 엑셀 시트보다 낫습니다.
내 빚 목록이야: [각 항목 — 잔액과 연이율]. 가장 빠른 상환 계획을 짜줘.
눈사태 방식(이자율 높은 것부터)과 눈덩이 방식(잔액 작은 것부터)을
둘 다 보여주고, 매달 [○○만 원]을 더 갚으면 언제쯤 다 갚는지 대략
알려줘. 이자 계산은 내가 다시 확인할게.
프롬프트 4: 비상금 통장을 준비하세요
내 예산을 기준으로, 비상금은 얼마나 모으는 게 좋을까? 그리고 생활이
너무 빠듯해지지 않으면서 매달 모을 수 있는 현실적인 금액은 얼마야?
목표 금액과 기간을 알려줘.
프롬프트 5: 어려운 금융 용어를 평문으로 설명해 주세요
조용하지만 강력한 기능입니다. 궁금했던 내용을 그날 그 순간, 쉽게 설명해 줍니다.
처음 접하는 사람한테 설명하듯 쉽게 알려줘: [연복리와 단리의 차이 /
연금저축과 IRP의 세액공제가 실제로 어떻게 되는지 / ISA 계좌가 뭔지].
내 상황에 맞게 짧고 실용적으로.
이걸로 내 상황에 맞춰 적용해 보면
- 매달급으로 생활하는 분들: 프롬프트 2(새는 돈 찾기)부터 시작하세요. “아, 이거였구나” 하는 인사이트를 가장 빠르게 주며, 지난 달 지출 내역 대략만 있으면 됩니다. 계좌 연결도, 판단도 필요 없습니다. 명확함만 얻으면 되죠.
- 부채를 정리하려는 분들: 프롬프트 3가 정답입니다. 눈덩이 방식과 눈사태 방식의 비교, 그리고 실제 부채 청산 예정일까지 계산해 줍니다. 엑셀이 줄 수 없던 동기를 줍니다. 다만 이자 계산은 꼭 한 번 더 확인하세요. AI가 숫자를 살짝 틀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 수입이 불규칙한 분들(프리랜서, 성과급 등): 명시적으로 그렇게 말씀하시고, 가장 낮았던 통상의 월급을 기준으로 예산을 짜 달라고 요청하세요. 환상이 아닌, 튼튼한 바닥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 나중에 자동 추적을 원하시는 분들: 유료 플레드 계좌 연결은 미국 한정이라 아직 한국에 오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무료 프롬프트는 임시 방편이 아니라, 한국에서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입니다. 게다가 습관을 먼저 기르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죠.
채팅GPT가 여기서 해줄 수 없는 일
- 오늘날의 금리나 세법을 모르습니다. 이자율, 최신 연말정산 세부 사항, 현재 예금 금리 등은 추정일 뿐이며 오래된 정보일 수 있습니다. 정확한 현재 수치가 필요한 항목은 반드시 직접 확인하세요.
- 내 계좌를 볼 수 없습니다(볼 필요도 없습니다). 무료 방식이 안전한 이유도 바로 데이터를 밖으로 빼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동으로 지출을 추적해 주지는 못합니다. 그게 수동 입력의 대가이자, 동시에 가장 안전한 선택이죠.
- 50/30/20 법칙은 출발점일 뿐, 절대 규칙이 아닙니다. 서울처럼 물가가 높은 도시에서는 전세/월세와 관리비만으로도 ‘생계에 50%’ 라인을 쉽게 뛰어넘습니다. 비율은 초안 정도로 생각하고 상황에 맞춰 조정하세요. 초보자를 위한 안전장치일 뿐, 나만의 맞춤 계획은 아닙니다.
- 금융 상담사가 아닙니다. AI는 자신감 있게 숫자를 날조할 수 있고(이른바 ‘환각’), 듣기 좋은 말만 해줄 수도 있습니다. 투자나 세금, 실제 돈이 오가는 문제는 전문가에게 가져가기 위한 시작점으로만 활용하세요. 최종 판단은 본인이 내려야 합니다.
결론
돈을 정리하려면 구독료나 연결된 은행 계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15분과 내 숫자를 직접 입력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됩니다. 수입과 지출을 붙여넣으세요(일반적인 숫자만, 계좌번호나 주민등록번호는 절대 넣지 마세요). 그러면 실제 50/30/20 예산표가 나오고, 새는 돈이 어디로 새는지 보이며, 명확한 마감이 있는 상환 계획이 세워집니다. 민감한 정보는 채팅창 밖에 보관하고, 정확해야 할 숫자는 반드시 더블체크하세요. 그러면 무료 채팅GPT는 본인이 지불해야 할 것 같은 짠테크 돈 관리 코치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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